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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여자가 아닐까?
심균당은 낚싯대의 바늘에서 낚아 올린 물고기를 빼내고 있었다. 조금 전 환호성이 들린 건 심균당이 월척을 낚았기 때문이었다.
날이 더운 탓에 몇몇 선원들은 민소매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구릿빛으로 빛나는 팔뚝을 보란 듯이 드러내 놓고 있었다. 옷을 꽁꽁 껴입고 있는 심균당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중 한 선원이 심균당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아당은 역시 낚시에 소질이 있는걸. 며칠 동안 우리가 가르친 보람이 있어. 오늘은 아당이 잡은 물고기를 저녁 식단에 포함시켜야겠어.” 심균당도 시원스럽게 화답했다.
“그거야 당연하지요. 오늘 제가 잡은 물고기는 모두 형님들께 드릴게요.” 심균당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섭정왕과 호양운은 둘 다 말이 없었다.

며칠 동안 섭정왕 곁을 지키며 시중을 들었던 호양운은 영흥후가 선원들과 어울리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영흥후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섭정왕을 힐끗거리던 호양운은 곧 폭발할 섭정왕의 분노를 생각하자 다리에 힘을 풀려 주저앉고만 싶었다.
이번에 물어보면 마땅한 변명거리도 없었다. 호양운은 말썽쟁이 영흥후가 원망스러웠다. 파워볼실시간
호양운은 영흥후의 시선을 끌어 눈짓으로 섭정왕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심균당은 월척을 낚아 한창 신이 난 상태라 구석에 있는 그들한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심균당은 월척을 잡은 덕에 낚시에 재미가 들렸는지 다시 미끼를 낚싯바늘에 끼워 강물에 던졌다.
낚시를 하면서 심균당은 가끔 옆에 있는 선원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얼굴에는 한참 동안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무 실시간파워볼 척 기분이 좋아 보였다.
호양운은 보고 있는 게 괴로웠다.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심균당을 보지 않으려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섭정왕의 두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분노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것 같았다.
선원들 사이에 있는 심균당을 끌어내려고 막 나가려는데 갑자기 옆에서 두 선원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화물을 운반하면서 섭정왕 옆을 지나갔다. 그중 한 선원이 심균당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젊은 공자 좀 봐.”
다른 선원이 방금 말한 선원이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저 공자가 왜? 아는 사람이야?”
“남자치고는 너무 곱상한 것 같지 않아? 허리도 아주 가늘잖아. 공자라는 걸 모른 채 뒤에서 보고 있으면 남자 옷을 입혀 놓은 여자 같다고!” “헛소리 집어치워. 선상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여자 구경을 못해 이제 아예 눈에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구먼. 수퇘지를 줘도 암퇘지로 보이겠어.” “이보게, 자세히 좀 보라고. 저 공자는 정말 여자 같다니깐!” 다른 선원은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섭정왕은 심균당의 뒷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조금 전 선원들의 대화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어쩌면 애송이는 정말 여자가 아닐까?’ 섭정왕은 심균당과 여러 차례 접촉해 보았다. 애송이는 여자처럼 귀를 뚫지는 않았지만 피부가 하얗고 허리도 가늘었다. 몸도 남자처럼 탄탄하지 않았고 살도 물렁물렁했다.
사실 심균당한테서는 사내대장부다운 구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애송이는 몸에 울대뼈가 있었고 더구나 눈썹이 보통 여자보다 두꺼웠다. 그리고 목소리도 굵은 편이었다. 또 아랫도리에는…… ‘그것’도 있었다.
하지만 아랫도리에 있는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온천별장에서도 심균당의 옷을 다 벗겨 보지 않아 하얀 등을 본 게 고작이었다.
섭정왕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된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났다.
섭정왕은 멀지 않은 곳에서 낚시를 하는 심균당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의심스럽다면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남자든 여자든 애송이가 자기 세력 범위 안에 있다면 섭정왕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물론 심균당이 여자라면 섭정왕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뒤에 서 있던 호양운은 섭정왕의 감정변화를 감지하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 이때 섭정왕의 눈에 띄었다가는 무슨 화를 입을지 알 수 없었다. 파워볼사이트
잠시 후, 섭정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지나간 선원 둘은 네가 가서 벌을 주도록 하라.” 호양운은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알았다고 대답한 후 부리나케 사라졌다.
두 선원은 뜻하지 않게 화를 자초하게 되었다.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영흥후에 대해 함부로 억측한 그들의 잘못이 컸다.

심균당은 섭정왕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었다.
섭정왕은 호양운에게 명령한 후 넓은 갑판으로 성큼 걸어갔다.
섭정왕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심균당에게 말했다.
“아당, 낚시하고 있었어? 수확은 좀 어때?” 섭정왕의 목소리를 듣고 심균당은 저도 모르게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심균당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파워볼게임
예상대로 검은색 장포를 입은 섭정왕이 뒷짐을 진 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상선 선원들은 섭정왕과 심균당의 정체를 잘 몰랐지만 두 사람을 시중드는 부하, 옷차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 등을 통해 대략 일반 백성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젊은 선원들이 심균당에게 접근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그들은 심균당이 귀족 신분임을 알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친해지려고 한 거였다.

강력하고 살벌한 기운을 내뿜는 섭정왕을 보고 선원들은 몸을 떨며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섭정왕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면 큰코다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몸이 굳은 심균당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혀, 형님…… 어, 어쩐 일로 나오셨어요…….” 조금 담력이 센 선원 하나가 바로 심균당의 어깨를 툭 치며 미소를 지었다.
“아당, 이제 보니 자네 형님이셨구먼!” 섭정왕의 시선이 심균당의 어깨를 친 젊은 선원의 손으로 쏠렸다. 그 시선을 의식한 선원은 벌에라도 쏘인 것처럼 흠칫하며 손을 움츠렸다.
그 선원은 난감해하며 섭정왕에게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섭정왕은 심균당 주변에 있는 선원들을 일일이 훑어보면서 얼굴을 머릿속에 기억해 두었다. 그러고는 차갑게 웃었다.

“내가 없는 동안 너만 재미있게 놀았던 거야? 지금껏 형 생각은 눈곱만치도 안 한 것이냐?” 심균당은 그 말을 순순히 인정할 수 없어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형님. 오늘만 해 본 것입니다. 우연히 바람을 쐬러 갑판에 나왔다가 이곳 선원 형님들이 낚시를 하고 있길래 가르쳐 달라고 한 것입니다.” 심균당은 그동안 터득한 진리가 하나 있었다.
사람한테는 사람의 말을 해야 하고 귀신한테는 귀신의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엔트리파워볼
‘오늘 처음 한 거라고?’
섭정왕이 믿을 리 없었다. 선원들과 격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만 보아도 오늘이 처음이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안 따라오고 뭐 해? 같이 식사나 하자꾸나. 식사를 마치면 우리는 배에서 내릴 것이다.” 섭정왕이 차갑게 말했다.
심균당은 심통이 난 섭정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섭정왕이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자 심균당은 선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낚싯대를 건네주었다.
심균당은 고개를 푹 숙이고 섭정왕을 따라 선실로 향했다.
젊은 선원들은 심균당이 가는 바람에 흥이 좀 깨졌지만 섭정왕에게 감히 불평 한마디 하지 못했다. 그들은 섭정왕을 따라가는 심균당을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선실로 돌아가는 길에 섭정왕이 갑자기 심균당에게 말했다.
“아당, 요 며칠 심심했던 거냐?”
낚시도 하고 젊은 선원들과 친구가 되었으니 그렇게 짐작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머릿속으로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심균당은 사태를 수습하려는 듯 곧바로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형님. 오늘만 좀 한가했습니다.” “하면, 며칠 동안 배에서 뭘 하면서 지냈느냐?” 심균당은 섭정왕이 시시콜콜 따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상적인 질문이라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만 한가하다고 했으니 그전까지는 좋은 핑곗거리가 있어야 했다. EOS파워볼
하지만 배에서 바쁠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책을 읽거나 갑판을 거니는 것 외에.
심균당은 우물쭈물하다가 한참 후 대답했다.
“특별히 뭘 한 것은 없었습니다. 이틀 전에는 뱃멀미로 고생하느라 선실에서 쉬며 책을 읽었고 가끔 갑판에 나와 바람을 쐬기도 했습니다.” “며칠 동안 아주 바빴던 것 같구나. 선원들과 낚시를 하느라 바빠 이 형한테 와서 밥 한 끼 먹을 시간도 없었군그래.” 섭정왕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심균당을 향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투였다.
심균당은 섭정왕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형님께서 바쁘신 것 같아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섭정왕은 뒤를 돌아보며 심균당을 힐끗 쳐다보았다. 심균당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들리지도 않게 되었다.
섭정왕에게 그 말은 구차한 변명 정도가 아니라 새빨간 거짓말로 들렸다.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섭정왕의 선실로 들어갔다.
선실 바깥쪽 공간의 탁자에는 네 가지 요리와 탕 하나가 놓여 있었다. 모두 심균당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섭정왕이 먼저 장포를 떨치며 자리에 앉은 다음 옆에 있는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뭘 멍하니 서 있어. 어서 앉아.”

심균당은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섭정왕이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먹자 심균당도 뒤따라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심균당은 섭정왕이 더 심통을 부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식사는 조용한 분위기에 이루어졌다.
섭정왕은 말이 없었다. 음식을 먹을 때와 잠을 잘 때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풍습에 맞는 행동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불편해하던 심균당은 절반쯤 식사를 했는데도 섭정왕이 침묵을 지키고 있자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평소 즐겨 먹는 음식들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다 마친 후에야 심균당은 오늘 점심을 반 공기 더 먹었다는 걸 깨달았다.
섭정왕은 호양운한테서 젖은 수건을 건네받아 입을 닦았다.
심균당이 작게 트림을 하자 섭정왕이 비웃듯 말했다.
“오늘은 식욕이 왕성해졌나 보군.”
순간 심균당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무슨 말씀을요. 이곳 음식들이 더 맛이 좋아서요.” 호양운은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다.

“이 배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모두 한 사람이 만든 것이라네.” 심균당은 말문이 막혔다.
섭정왕은 심균당이 무슨 말을 하든 관심이 없었다. 그의 시선은 빨갛게 상기된 심균당의 뺨에 쏠려 있을 뿐이었다.
섭정왕은 창피해하는 심균당이 여자처럼 보였다.
순간 섭정왕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 마음속에서 의구심이 점점 강하게 일었다.
점심을 먹은 섭정왕은 호양운에게 짐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이미 남쪽 국경에 와 있었다.
향이 두 대 탈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배에서 내려야 했다.
그들은 말을 타고 용성으로 곧장 갈 예정이었다.

예상대로 향이 두 대 탈 시간이 지나자 상선이 나루터에 정박했다.
섭정왕은 심균당이 친해진 선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며 연락처를 주고받을까 봐 배가 정박하자마자 급히 배에서 내리게 했다.
호양운은 두 사람의 짐을 짊어지고 뒤를 따랐다.
나루터를 나온 후 호양운은 초가집으로 걸어갔다. 초가집에는 말 세 마리가 묶여 있었다. 평범하게 생긴 젊은이가 말들 근처에 앉아 있었다.
섭정왕 일행이 걸어오자 평범하게 생긴 젊은이가 말 세 마리를 그들에게 건네주었다.
호양운은 세 사람의 짐을 자기 말에 실었다. 심균당은 자기 짐을 가져오려고 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
심균당은 호양운을 쳐다보았다가 다시 시선을 자기 짐으로 옮겼다.
심균당은 호양운이 왜 이상하게 구는지 알 수 없어 눈살을 찌푸렸다.

호양운은 선실에서 심균당의 짐을 든 이후부터 계속 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
‘다음에 머물 장소까지 내 짐을 가지고 있을 작정인가?’ 호양운이 일부러 짐을 주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심균당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섭정왕의 짐까지 모두 가지고 있었기에 심균당은 일단 의심을 잠시 접어 두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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