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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무탈해야 한다? 알겠지? 흑흑 ….” 무림맹으로 길을 나서는 소어, 모용화, 모용수를 보며 연소소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소어야 워낙 믿음직스러워 크게 걱정되진 않았지만, 딴에 무가의 여식이라고 강하게 키운 딸내미의 출정에 여러 감정이 한데 섞여 북받친 탓이었다.
그러자.
“허허…. 여보. 무슨 추태요? 아이들의 출정을 두고, 무운을 빌어줘야지. 소어가 감숙 토벌 선봉대의 지휘관이 되었고, 화아나 수아도 선봉대로 발탁할 거라고 하니, 가문의 영광 아니겠소? 그러지 말고, 웃으며 보내줍시다.” 모용백이 연소소를 달랬다.
하지만.
“됐어요, 됐어.” 연소소는 이 와중에도 속 좋은 남편이 원망스러웠는지 냉랭한 음성으로 핀잔을 주었다.
‘이 여편네가 진짜!’ 모용백은 기가 막혀,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헛된 공상이었을 뿐….
여느 때처럼 그저, 풀죽은 목소리로, “……알겠소.” 소심하게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젊은 시절이야, 마누라한테 큰소리치고 살았지, 최근에는 연소소가 눈을 게슴츠레 뜨기만 해도, 속이 뜨끔하는 공처가 모용백이었으니까.
그때.
“하하. 백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제가 사매와 사제를 사지로 내몰겠어요? 두 사람을 반드시 지켜줄 테니, 심려 마시고 믿어주세요.” 소어가 나서, 훌쩍이는 연소소를 안심시켰다.
그러자 연소소가 소어의 손을 덥석 움켜쥐었다.
“소어야…. 너도 꼭 조심해야 한다. 이 백모가 널 친아들처럼 생각하고 있단 걸, 잊으면 안 된다.” “그럼요. 저도 백모님을 어머니처럼 생각하는걸요.” “흑흑.” 점입가경이다.
평소 신중하기 이를 데 없으며 생전 호들갑 떠는 일 없는 연소소가 소어를 풀썩 껴안았다. (사실 안았다기보다 안겼다는 말이 맞겠다.) ‘후……. 백모님도 나이 드시니까 많이 약해지셨어.’ 소어는 그런 백모를 보며 새삼, 가슴이 저렸다.

‘백모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세상의 어떤 귀부인보다 행복하게 해 드릴 테니까.’ 비록 말은 안 했지만, 본심이었고 소어는 반드시 그를 이룰 거라 다짐하며 연소소의 어깰 다독였다.
그때.
“흑흑! 엄마아!” 또 한 차례의 볼썽사나운 광경이 연출된다.
모용화.
백무학관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이젠 엄연히, 맹의 간부가 된 그녀가 모친을 와락 껴안으며 눈물을 터뜨린 것이다.
하나 아무도 모용화를 추궁하진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으니까….

“자자! 모두 진정하시고. 죽으러 가는 거 아닙니다. 일하러 가는 거지. 진소어. 제 이름 세 글자 걸고, 반드시 무사하게 돌아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소어야!” “소어야. 조심해야 한다. 우리도 항상 준비하고 있을 테니, 언제든 기별하거라.” 다행히, 확신에 가득 찬 소어의 말이 이어져 나왔고, 그제야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원하고 재밌게. 멋지게 저지르고 오겠습니다!” 말을 끝으로, 소어와 모용화, 모용수가 길을 나섰다.
점점 멀어지는 일행의 뒷모습을 모용세가의 모든 인물이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슥-
불쑥 소어가 집안 식구들을 향해 고갤 돌렸다.
그러고는.
“제자님?” “네! 사부님.” 수제자, 이백을 향해 말했다.
“말 안 해도 알지?”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백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려 그런 모습에서 소어는 이번 출정을 끝으로 복귀하면, 한층 더 발전된 제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무리 봐도 멋있는 놈이야!’ 소어는 이백에게 한 차례 엄지를 척, 치켜들고는 다시금 힘찬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진짜 갑니다! 모두들 안녕히!!” ***
인시寅時 초(새벽 3시경) 무렵….
사천, 철권문철권문은 사천에서 이름 날리는 문파로 재정과 규모가 상당한 데다, 최근 전천후로 활약한 공을 인정받아, 아미파-청성파-당문의 사천 3대 세력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력자로 거듭났다.
특히, 철권문의 인원은 팔대세가와도 맞먹을 정도였는데, 규모가 작은 모용세가보단 외려, 더 많은 문하 제자를 두고 있는 명실상부, 대형 문파였다.
하지만.
금일, 그런 철권문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누구냐?!” 챙-
모두가 잠든 새벽녘 야심한 시각의 침입자였다.

경계를 서고 있던 철권문의 3대 제자가 경고 세이프파워볼 섞인 음성으로 추궁하며 검을 뽑아 들었다.
“과연 듣던 대로, 규모가 상당한 곳이군…. 이런 놈들을 방치했다간, 큰 후환이 될 테지.” 하나 철권문 제자의 경고에도 느닷없이 월담하여 나타난 복면인은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 것인지, 영문 모를 소리만 중얼거렸다.
삑-!
3대 제자가 침입자를 알리는 호각을 세차게 불었다.
그러자, 내부 곳곳에서 횃불을 들고, 수많은 인영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침입자다!” “침입자다!” “침입자다!” 채채채채챙늦은 시각, 호각 소리가 흘러나오자마자,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침입자에 대응하는 철권문의 제자들.
그 면면만 보아도, 비상 상황을 상정해 두고, 평소 상당한 훈련을 받은 무인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나 그 와중에도 침입자는 태평한 자세로 여유롭게 팔짱을 낀 채였는데, 슬쩍 비틀리는 복면의 하관을 보건대, 조소를 짓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때.
‘……!’ 검을 뽑아 들고 장원으로 튀어나온 도합 100여 명의 인물들은 온몸에 소름이 바짝 돋아나는 공포를 체험해야 했다.
눈앞의 복면인은 고작 한 사람.

제아무리 뛰어난 무공의 소유자라도, 능히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그러나, 복면인의 일신에서 풍겨 나오는 기세와 살기가 너무나도 살벌함이었다.
‘수…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철권문 제자들은 천적을 눈앞에 둔, 먹잇감이 된 듯한 심정이었다.
압도적인 수적 우세.
일 대 백의 상황임에도 상대를 공격하긴커녕, 호흡조차 제대로 가다듬지 못했다.
이윽고….
철권문의 장문인이자 사천 십대고수 중 파워볼사이트 한 사람으로 위명이 자자한 마대상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장원으로 나왔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마대상은 몸집이 경악스러울 정도의 거한이었다.
또한 기세 역시 강인하여 복면인의 지독한 살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듯, 분노 섞인 눈빛을 띠고 있었다.
“네놈은 누구길래, 본문에 쳐들어와 살기를 뿜는 것이냐?” 마대상의 물음에 복면인이 나지막한 탄성을 터뜨렸다.

“허……! 호부 아래 견자 없다더니. 전(前)대 장문인이던, 마대풍의 아들다운 기세로군.” “감히! 어디서 함부로 부친의 존함을 입에 담느냐?” “클클. 하나 그 노호 같은 기세도 부질없는 객기일 뿐.” 그 순간.
복면인이 훌쩍 복면을 벗어 보였다.
“네… 네놈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무림맹 영웅 대회.
홍련사태가 맹주로 선출되던 날, 목도했던 백련교의 부 교주.
과거, 흑도를 주름잡았던 우천마검 노영명의 얼굴이 드러난 것이다.
“클클. 아직도 노부에게 ‘놈’ 운운하는 게냐?” “닥쳐라! 네놈이 아무리 강하다 하나, 단신으로 본 철권문을 어찌할 수 있을 성싶으냐? 그러잖아도, 본문의 정예가 네놈들을 토벌키 위해 출정하려던 참이다. 외려, 잘 되었군! 오늘 네놈을 이곳에서 참수하고 공을 세우겠다!” 마대상이 대갈성을 터뜨렸다.
그러자, 그에 힘입었는지 노영명의 살기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철권문의 제자들 역시 마음을 추스르고 전의를 가다듬은 채, 두 눈에 호승심을 불태웠다.
“크하하! 누가 그러더냐? 노부가 혈혈단신으로 철권문을 찾았다고.” “뭐야?” 꽈아아아아아앙-!
마대상의 물음에 노영명이 철권문의 정문으로 손을 불쑥 뻗었다.

그 순간, 흑단목으로 만들어진 파워볼게임사이트 거대한 정문이 산산조각, 박살이 나는 것이 아닌가?
‘아… 아무런 기파도 감지하지 못했거늘. 저자의 무위가 대체…’ 마대상은 물론, 철권문의 모든 인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내 그들은, 훨씬 더 큰 놀라움과 형용 불가한 두려움 앞에 직면하고 말았다.
“키아아아아악!” 그들의 눈에 펼쳐진 것은, “가… 강시!” 가루가 된 정문을 비집고 들어오며 괴성을 내지르는 강시 떼였다.
그리고.
“클클클. 강시는 강시지. 하나 애석하게도 이 귀여운 것들은, 일반적인 강시와 다르단다.” “…….” “귀마강시(鬼魔僵尸)들이여. 신나게 날뛰거라.” 노영명의 한 마디는 도화선이자, 기폭제가 되었다.
강시들의 눈에서 빛이 번뜩였다.
끔찍한 살육의 욕구를 담은 혈광이었다.
-크아아아아아악!

무림맹 본청으로의 출정을 하루 앞두고….
철권문의 밤은, 죽은 자의 괴성과 산 자의 비명으로 가득 뒤덮였다.
사특하고 혼탁한 암영이 사천에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다들, 오느라 고생 많았다!” 약 20일간, 부지런히 달린 뒤에야 소어 일행은 무림맹 본청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소어는 세가를 나서는 대로 묘선과 접선하여 동행하였는데, 제자를 오랜만에 보는 홍련사태의 눈에 더할 나위 없는 반가움이 담겼다.
“사부님!” 그럴 수밖에 없을 터다.
홍련사태는 묘선이 과연 <규화보전>을 파워볼실시간 어디까지 익혔는지.
그리고 그 규화보전이 정말 구음절맥에 탁월한 효험이 있는지.
더불어, 정녕 절세의 신공이라 할 만한지.
참으로 궁금했던 참이다.
이윽고….
그녀는 이내 묘선의 눈을 통해 투영되는 거대하고 깊은 안광을 보고서 감복했다.
“묘선아! 성취가 대단해 보이는구나. 구음절맥 탓에, 백지장같이 창백했던 혈색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두 눈의 총기도 사물을 관통할 것 같으니. 대성을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사부님!” 사부의 덕담에 기꺼운 묘선이 대뜸, 무릎을 꿇었다.
홍련사태가 웃는 낯으로 그녀를 일으켰다.

그러고는.
“모용화, 모용수 간부까지. 두 사람도 와주었구나.” 소어와 동행한 모용화, 모용수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네, 맹주님.” “네, 맹주님!” 홍련사태가 세 사람 모두와 인사를 마치고 나서야, 소어가 말문을 뗐다.
“맹주님. 별고 없으셨죠?” “호호. 네가 출타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무슨 일이 있을 리가 있느냐?” “본가의 가주님과 원로들께선 감숙 토벌엔 참가하지 않기로 했어요. 정파의 모든 사람이 선봉대에 설 수도 없을뿐더러, 전체의 전력을 분산하는 한편, 비상 상황을 대비해야 하니까요.” “호호호. 네가 선봉대의 총 지휘자가 아니더냐? 응당, 작전도 네가 설계해야지. 잘하였다.” “맹주님…….” 순간, 소어는 작게나마.
아주아주 작게나마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감숙 토벌을 앞두고 백도 전체의 무인을 소집하는 와중임에도, 자신의 실시간파워볼 고집으로 인해, 모용가에선 불과 3명의 인원만이 출정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에이! 아니지…. 선발대로 전원이 출정하면, 후발대는 어떻게 꾸리려고? 게다가 내가 100사람 몫을 하면 되는데, 뭘.’ 따지고 보면, 모용가의 규모가 아무리 작다 해도 이보단 좀 더 많은 인원이 선발대에 나서는 게 이치에 맞았다.

하나 장기 출정이 될 수도 있는 와중에 현, 모용세가는 한창 바쁜 데다가 가주 없이는 지속적인 규모 확장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게 소어의 판단이었다.
하나 다소 이기적으로 비칠 수 있는 소어의 결단에도, 홍련사태는 눈곱만큼의 불만도 느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어가 얼마나 많은 공을 세웠는데. 호호홋! 그 정도는 당연히 이해해야지.’ 소어 한 사람의 공으로도 모용가는 이미 백도 전체에 큰 은혜를 베푼 셈이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매… 맹주님!” 맹주실로 홍련사태의 보좌관인, 곤륜파의 일대제자, 장홍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들어서는 게 아닌가.
“장홍, 자네…. 무슨 일인가? 왜 그리 놀라는 게야?”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홍련사태가 맹주로 선출된 이후, 줄곧 그녀를 보좌해왔던 장홍은 단 한 번도 이와 같은 결례를 범한 적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지금 장홍에겐, 예의를 가릴 만큼의 심적 여유가 존재하지 않았다.
“맹주님! 백련교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어라?” “놈들이 귀마강시를 이끌고 사천, 철권문을 공격하였고, 그로 인해 철권문이… 철권문이…” “…….” “멸문하고 말았습니다!” 중인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물들어갔다.
소어의 눈썹이 팔자를 그렸다.
‘이 새끼들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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