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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 할머니의 호출이라고요?” “네, 진 공자님.” “음……. 분부하실 게 있으면 서면으로 통보하시기 마련인데. 호출까지 하신 거면 다급한 일인가 보네요.” “한 번 읽어보시지요.” 말과 동시에 대총관이 소어에게 무림맹주 칙서(勅書)라는 글귀가 쓰인 서찰을 내밀었다.
서찰의 내용은 이러했다.
「소어야….
네 활약을 통해, 한 태감을 비롯한 동창과 백련교의 암약 정황을 알아내게 되어, 참으로 고맙구나.
맹측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안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기에, 모든 원로들이 네게 감사하고 있다.
또한, <규화보전>이란 절세 신공을 아무런 대가 없이 묘선에게 내주는 너의 고운 심성과 신의에 나는 진심으로 탄복했다.
더불어 그런 관용을 허락해주신, 모용가의 가주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하나 나는 네게 또 한 차례의 부탁을 하게 되었다.
이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일은 현 백도에서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세이프파워볼 부끄러움도 잊은 채, 이처럼 서신을 띄운다.
소어야.
일전, 맹의 정기회의에서 제갈 군사가 언급했던 <천마신교>와의 협상 건을 기억하느냐?
이제 네가 나설 때가 되었다.
물론 네가 천마신교를 포섭하고 당장 눈앞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니, 너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다만, 천마신교와의 교류를 통해 백련교란 거악(巨惡)을 뿌리 뽑을 수 있는 도화선을 만들고자 함이다.
이 서찰을 읽는 대로, 맹으로 복귀하거라.

무림맹주, 홍련사태 직인-」 심유한 눈으로 서찰을 읽던 소어는 파워볼사이트 고심한 모양인지, 턱을 매만졌다.
“음……. 드디어 볼 수 있겠네.” “무엇을 말입니까, 진 공자님?” “아! 아니에요.” “어찌하실 생각이신지요?” “가야죠.” “전(前)대 가주께서 천마, 위지 대협과 막역한 사이셨다고 하나, 저는 걱정이 됩니다. 듣자 하니, 현(現) 교주인 위지강은 냉철한 인물이라고 하던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대총관으로선 소어가 천마신교의 교섭인으로 파견 나가는 일이 탐탁지 않았다.
이제야 소어 덕으로 모용세가가 나날이 번성하고 있는 판국에….
자칫 잘못하여 위험한 일이라도 맞닥뜨리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일어난 탓이다.
“대총관님. 걱정하지 마세요. 피 튀기는 강호에서 살아남으려면 쉬운 일만 할 수 있나요? 게다가 천마신교엔 어릴 적 친형처럼 따랐던, 찬이 형이 있으니까. 별일 없을 거예요.” “마교의 소교주와 각별하시단 건, 진작 들어 알고 있지요. 소교주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수락하시는 거 아닙니까?” “혹시 요즘 관심법 익히십니까? 하하.” “허허. 아무튼, 조심하십시오.” “네! 그럼 공사 문제나 설빙석 유통, 사업 확장 등에 관해서는 대총관님과 육 소저만 믿고 저는 강호 일에 치중하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저도 50 평생 돈 만지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던 공자님의 말씀 아로새긴 채, 열심히 돈 벌고 있겠습니다.” “역시 우리 대총관님! 돈 좋아하신다니까.” “공자님만 하려구요?” “하하핫.” “허허허!” “근데 그거 아세요?” “뭐요?”

“맹주의 칙서를 미리 뜯어 보셨으니 이거, 중죄 중의 중죄입니다?” “그게… 공자님의 일이 제 일이나 마찬가지다 보니 호기심이 발동해서…” “연애편지가 아니기에 망정이지! 에잉!” “제발 연애편지 같은 것 좀, 주고받으십시오. 장가 안 갈 생각입니까?”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노총각 되시려고요?” “일단, 우리 가문 재벌 되는 거 보고요. 그럼 그땐 진짜 생각해볼게요.” “재벌이라…….” “불가능할 거 같으세요?” “어인 말씀을! 충분히 가능합니다. 아니, 그렇게 돼야죠. 반드시. 흐흐흐.” “크크큭.” 두 사람의 만담(?) 아닌, 만담을 들으며 이백은 어느새 귀한 장비를 선물 받았단 사실도 잊은 채,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응시하였다.
‘아무리 들어도 강호에 몸담은 무가(武家)의 지도부 간 대화는 아닌 것 같은데…….’ 재벌 운운하는 소어와 대총관을 보며 이백은 부친인, 이건희 대인과 이가장의 대총관을 투영하고 말았다.
‘사부님은 정말 돈 욕심이 많은 분이구나… 하…’ 한데 어째서 탄식이 흘러나오는 걸까?


소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처럼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렵게 공수한 물품들.
예컨대, 고려 인삼과 만봉만화주, 보검, 언월도, 암기 등등.

‘한백이 놈, 엄청 좋아하겠네. 화린이랑 일기 파워볼게임사이트 형님부터 석원, 팽일기, 언영제 얼간이 3인방에 사매, 사제까지. 보자보자… 누락된 거 없고.’ 소어는 전직 인단 생도들이자, 지금은 각지 분타로 흩어져, 간부 업무에 여념 없는 친구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터였다.
그리고 그 선물을 요령 표국의 장 국주를 통해 운송할 요량이었다.
“진 공자님. 이 많은 걸… 돈 꽤나 쓰셨겠습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 아니겠어요? 하하.” “돈 귀신, 진 공자가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최대한 빨리 운송해주십쇼. 부탁드릴게요.” “물론이지요. 모용가와 관련된 운송에 한해, 녹림, 수로 측에서 무검문의 특혜를 부여한다고 하니, 신속 운송 가능합니다.” “여기. 이 정도면 의뢰비용으로 충분하겠죠?” “에이! 왜 이러십니까? 우리 사이에. 이 정도는 공짜로 해드려야지.” “엥? 우리가 무슨 사인데요?” “선 긋기 하시는 겁니까?” “하하하.” “껄껄!”
어느새 장 국주와 소어는 스스럼없이 농을 주고받는 벗이 되었다.
문득, 장 국주는 처음 소어를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진 소협이 모용세가를 변화시킬 거라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군…. 불과 몇 년 만에 모용세가의 가세가 수십 배는 불어났으니. 역시 사람은 줄을 잘 서고 봐야 돼. 허허허!’ 그는 자신의 혜안을 자화자찬하며 기꺼운 마음으로 소어의 의뢰를 무임금으로 처리하는 통 큰 배포를 선보였다.


백부, 백모와의 작별은 단출했다.
모용백과 연소소는 소어를 친자식처럼 아꼈지만, 파워볼실시간 <천마신교>와의 교섭은 무림 전체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할 중요한 임무인 데다, 소어의 능력을 맹신했기에 별다른 이의 없이 출타를 수긍했다.
-단! 언제나 강조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오면 몸을 사려야 한다. 소어 너는 이제 함부로 행동할 위치의 사람이 아닌바. 네 어깨에 모용세가와 백도무림, 더불어 요령의 경제가 짊어져 있느니라. 알겠느냐?
물론, 이와 같은 노파심 서린 충고는 덧붙였지만 말이다.
그렇게 간단한 작별을 끝으로 소어는 있는 힘을 다해, 쾌경보를 시전했다.
‘태청무극신단과 금강동인신단의 힘이 점점 일체화되고 있어. 만약, 각성의 힘을 한시적이 아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살아있다.
대박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이지, 경천동지란 표현조차 부족하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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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어의 신형이 대기를 터뜨리며 거칠게 뻗어 나갔다.

내력이 넘쳐흘러 단전은 금시라도 폭발할 것 같았고, 머리는 명경지수처럼 맑아졌으며, 몸은 깃털처럼 가볍다.
‘찬이 형. 어쩌면 이제 형보다 셀지도 모르겠어? 하하하.’ 지금 이 순간, 소어는 위지찬이 그리웠다.
한 번도 드러낸 적 없지만, 사실 소어는 어릴 적부터.
아니, 위지찬을 처음 봤을 때부터.
그를 선망하고 동경하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왔구나! 소어야!” “네, 맹주님!” 공식적인 자리였기에 ‘홍련 할머니’란 호칭 대신, 소어는 그녀를 맹주님이라 일컬었다.
본청에 당도하고 보니, 이미 원로들과 맹의 주요 인사들 간의 의견은 합치된 모양.

모두가 소어의 파견을 두고,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일으키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진 소협. 그대의 역할이 중요하네.” “진 소협. 공사다망한 와중에, 맹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해주어 고맙구려.” “부담은 갖지 말게. 당장 마교와 협력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네. 진 소협이 물꼬를 터주길 바랄 뿐이네.” 하지만.
‘어휴… 그렇게 말씀들 하시니, 더 부담스럽잖아요!’ 원래 부담 같은 건 없었다.
잘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한데, 저렇게 비장미 넘쳐흐르는 대사들을 읊어주시니, 괜히 사명감이 생기는 것 같았다.


“우선, 최대한 열심히 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리겠고요. 만약 안 되더라도 실망은 하지 마시길! 이런저런 묘책들을 강구 중이니까요.” “묘책?”
“진 소협. 그 묘책이란 게 어떤 것인가?” “하핫.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소어는 머릿속에 궁리 중인 사안들을 함구했다.
아직 밝히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든데다, 명확한 확신도 없었으니까.
그때.

“허허허! 나도 궁금하지만 묻지 않으마, 소어야. 그나저나 언제 출발할 생각이냐?” 홍련사태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나설 생각입니다.” “여독도 풀리지 않았거늘… 힘들지 않겠느냐?” “괜찮습니다. 저녁에 백 어르신, 우치 형 모시고 술이나 한잔하면 그게 여독 푸는 거죠.” “녀석도 참. 술을 좋아하는 게로구나?” “할아버지도 술 좋아하셨잖아요.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거죠. 하하.” 소어의 농담에 장내의 인물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투신, 모용천을 흉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소어밖에 없을 터였으니까.
“껄껄껄!” “하하하!” “허허!”
“선계에서 투신 어르신이 보면 삐지시겠네, 진 소협. 하하하.” “하하하.” 모처럼 소어도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허허롭게 대소했다.
‘우리 할아버지. 정말 술 좋아하셨지. 위지 할아버지랑 만나실 땐, 아예 단지째로 들이켜셨으니.’ 어릴 적의 기억을 복기할 때면, 으레 소어는 이처럼 즐거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술시(戌時) 경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깔린 뒤에야 소어는 실시간파워볼 대충 채비를 마치고 백인화, 전우치와 함께 조촐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어르신. 본청에서 생활하시는 게 어떠세요? 불편하시면 본가로 모실까요?” “허허. 진 소협. 난 괜찮소. 악왕성을 파헤치기 위해선 이곳만 한 곳이 없지요. 게다가, 모두 날 떠받들고 있으니 불편하긴커녕, 몸 둘 바를 모른 채, 지내는 실정이오.” “다행이네요. 근데 어르신. 언제까지 제게 존대하실 생각이세요? 그러지 말고 말씀 편히 하시라니까.”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실, 소어는 백인화를 당대에서 가장 고명한 위인으로 추앙하고 있었다.


그런 존경해마지 않는 매번 경어를 사용하니, 송구스러울 수밖에….
“…진 소협. 나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외인에게 함부로 하대를 하지 않소.” “와! 섭섭합니다, 어르신. 제가 외인이에요? 어르신은 할아버지의 친구분이신데. 당연히 제게 하대하는 게 맞죠.” 그러자.
“사부님. 그렇게 하시죠. 소어는 제 동생이나 마찬가진데. 그편이 더 적절합니다.” 그제야 백인화도 더 이상 거절할 명분을 찾지 못했는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고갤 끄덕였다.
“허허. 하면, 그리하리다.” “또 또!” “아하. 그래. 소어야. 그럼 이제 내 너를 우치처럼 편히 여기마.” 소어가 흡족한 표정으로 술병을 집어 들었다.
“자! 그럼 한잔 받으시죠, 어르신. 우치 형도요.” “껄껄껄! 오냐.” “그래!”

그렇게 한 순배의 술잔이 돌아간 후….
백인화는 어딘지 모르게 고적함이 느껴지는 시선으로 소어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어야…. 내 천마신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물론 네 무공이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음을 알고 있다. 아마 너는 어떤 난관 앞에서도 제 한 몸 건사할 수 있겠지. 하나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내일 우치와 함께 떠나는 게 어떠하냐?” “우치 형이랑요?” “그래.”
일순, 소어는 의문스러움을 느꼈다.
‘백 어르신이 우치 형의 실력을 모르지 않으실 텐데… 우치 형도 대단한 도사긴 하지만… 유사시엔… 도움이 되긴커녕…’ 차마 말로는 내뱉지 못할 생각.
하나 역시 소어는.
“우치 형이 도움이 되긴 될까요?” 그 모진 한마디를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결국 저지르고 말았다.
“진소어. 너무하네? 내가 인마! 어? 안 본 사이에 얼마나 강해졌는지 모르지? 이제 막, 양탄자 타고 하늘 끝까지 날아다니는 데다, 최근엔 의천필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잠자코 있던 전우치가 길길이 날뛰며 소어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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