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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푸샤아아아악!
서슬 퍼런 검날이 예리한 빛을 머금고 중년인의 아랫배에 틀어박혔다.
“크으으읏!” 피륙과 장기가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
이내, 중년인의 배에서 시커먼 선혈이 분수처럼 쏟아지고….
“억울한가? 갈 궁주.” 꽈지지직!
무심한 표정의 백발노인이 중년인의 배에 틀어박힌 검을 비틀어 쥐며, 싸늘하게 물었다.
“끄으으윽! 네놈들… 네놈들이!” 중년인.
사실 그는 중년인이 아니었다.
내력을 이용해,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뿐, 칠순이 넘은 노인이었던 것.
불쑥 솟아오른 태양혈.

번들거리는 안광과 장대한 기골까지.
면면으로 드러난 모든 것이 노인의 무공을 가늠케 했다.
그러나. 파워볼실시간
“갈 궁주. 미련이 남았나 보군. 하나, 억울해하지 말게. 포달랍궁뿐만 아닌, 서장무림의 모두가 본교에 굴복했으니까. 지금쯤, 내 의제가 소뇌음사마저 정복했을 걸세. 이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당연할 결과일세.” 갈 궁주.


그의 이름은 갈련천으로, 서장무림의 태산이라 할 수 있는 포달랍궁의 궁주요, 새외 오대 고수로 정평이 나 있는 장공의 대가였다.
하나 그는 오늘 상대를 잘못 만났다.
상대는 적어도 자신보다 무공이 강했으며, 오랜 시간 흑도와 새외를 집어삼키기 위해 철저한 노력을 기울인 터였다.
“우천마검…… 노영명! 결국, 혈교와 손을 잡고, 천하를… 천하를 집어삼킬 생각이…더냐… 쿨럭!” 갈련천이 피를 토하며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노성을 터뜨렸다.
그러자.

백발노인.
우천마검, 노영명이 코웃음 쳤다.
“미안하지만, 이제 세상에 [아수라 혈교]의 파워볼게임사이트 이름은 사라졌네. 투신, 모용천이 지워버린 이름에 불과하지. 하지만.” “…….”
“백련 혈교의 이름이 천하를 지배하게 될 걸세.” “노오오오옴!” 쌔애애애액!
뎅겅!
갈련천의 대갈성은 이어질 수 없었다.
노영명의 파천마황검이 그의 목을 몸통에서 깔끔하게 분리시킨 탓이다.
그 순간.
“낄낄낄……. 노 대협. 그대의 검엔 자비가 없구려.” 남성의 것도, 여성의 것도 아닌, 중성의 음성.
얍삽한 느낌을 주는 그 불길한 음성에 노영명이 고갤 돌렸다.

음성의 주인공은 바로, 황실 제2대 무력 집단, 동창의 주인.
한 태감이었다.
“어차피 죽여야 할 인간이었소. 단칼에 보내는 게 최대한의 자비지.” 노영명은 한 태감을 고까워했다.
비록 의제, 좌천마도 고응의 권유로 한 태감과 대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노영명은 엄연히 도검삼림, 강호를 주유하며 고수로 군림해 온 흑도의 호걸.
근본적으로 황실의 인물을 탐탁지 않게 여길뿐더러, 파워볼사이트 잇속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배반할 한 태감이기에, 마음속으로 경계를 놓지 않은 채였다.
“지금쯤 고 대협이 소뇌음사를 정복했을 테니, 이젠 귀교가 강호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겠군.” “그렇소. 무림맹의 새 맹주 선출을 위해 영웅대회가 벌어질 거요. 본교는 서장을 차지했으니 새외의 자격으로 참가할 것이며, 힘으로 그들을 압박할 거요.” “일이 한결 쉬워지겠구려.” “그러하오. 만약 그들을 굴복시키기 힘들다면 연구동에서 복원 중인 마물을 이용, 살인멸구도 피하지 않을 생각이오. 그러니 한 태감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오.” 노영명의 발언은 한마디로 언중유골(言中有骨)이었다.
“물론, 나는 내 역할을 할 거요. 외려 귀교에서 직무를 유기하는 바람에, 동창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걸, 아셔야 할 게외다.” “본교가 직무를 유기했다?” 일순, 노영명의 이맛살이 찌푸려졌다.
그러자 한 태감의 항변이 튀어나왔다.

“나는 귀교에 구음절맥을 앓는 무인을 구해달라 요청한 지 오래요. 하나, 깜깜무소식이더군.” 그제야 노영명은 한 태감의 말을 알아들었다.
“그건 실로 어려운 일이오. 구음절맥을 앓고 있으면서 목숨을 부지하는 무인은 천하에 홍련사태밖에 없소. 그녀는 이번 새 무림맹주의 유력한 후보며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납치할 수 없소.” “틀렸소.” “뭐요?”
“무림맹에 간자를 심어 두었다면서 그리 정보력이 약해서야. 쯧쯧.” 한 태감이 혀를 끌끌 차며, 이죽거리자 노영명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 거시기도 없는 내시 새끼가!’ 마음 같아선 한 태감을 찢어 죽이고 싶었다.
하나 한 태감의 무공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장내에는 그를 호위하는 동창의 고수 30인이 자리한 상태.
또한, 그를 죽였다간 황실을 포섭하는 일이 어려워질 게 자명한바,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한 태감. 빈정거리지 말고, 알아듣게 말하시오. 나는 당신의 조력자지, 하수인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고.” “낄낄. 오해하지 마시오. 나는 그저,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단 걸, 말하고 싶었을 뿐.” “…….” 세이프파워볼
“홍련사태의 제자 중, 묘선이란 아이가 있소.” “혹시?”

“맞소. 그 아이 역시 홍련사태처럼 구음절맥을 앓고 있으면서 그를 무공으로 승화시켜 병증을 다스린다 하더군.” “아미파의 제자를 취하는 일이 녹록진 않을 거요.” “어찌 쉬운 길만 갈 수 있겠소? 그 아이를 반드시 수중에 넣어야 하오. 꼭 규화보전의 완성단계를 이루어, 무신(武神)을 탄생시켜야 할 거요.” “무신이 될지, 괴물이 될지는 알 수 없겠지.”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겠소? 파워볼사이트 세상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면 무신이든 괴물이든. 크크클.” “알겠소. 그렇게 계획을 세워봅시다.” 말을 마친 노영명이 몸을 획 돌려, 발길을 내디뎠다.
그 순간.
한 태감의 얄궂은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노 대협.” “…….”
“이번에 당신은 복수를 할 수 있겠구려.” “……복수?” “듣기로, 당신은 열다섯 소년에게 눈을 잃은 적이 있다고 하던데. 낄낄. 물론 혈강대마라수(血江大魔癩水)의 효험 덕에 애꾸는 면했으나, 얼마나 화가 나겠소? 나 같으면 모든 걸 포기하고서라도 그자부터 죽였을 거요.” 노골적인 비아냥이었다.
노영명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일그러졌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소. 그러잖아도, 이번에 반드시 그놈을 죽여 버릴 테니까.” “한데 요상한 소문이 있더이다.

그놈이 현재 백도 십대고수로 거론되고 있다지요? 참으로 대단한 자가 아닙니까? 듣자 하니 약관에 지나지 않다던데.” “그래서 뭐 어쨌단 말이오?” “……험험. 조심하란 말이었소. 상대가 워낙 강하다고 하니, 혹여 노 대협이….” “한 태감!” 노영명이 대갈성을 내지르며 한 태감의 말허리를 잘랐다.
“언젠간 그 오지랖이 당신의 목을 옥죌 거요. 조심하시오.” 명백한 살기(殺氣)였다.
하나 한 태감은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으며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일관할 뿐.
“노 대협의 충고. 각골명심하겠소. 낄낄낄.” ***
“와아! 이렇게 빨라도 되는 겁니까? 어르신. 제가 졌습니다, 하하하.” 북해를 나선 후, 지난 며칠간 소어는 그야말로 생애 가장 열심히, 그리고 가장 빨리 내달렸다.
아니.
달렸다는 말보다, 비행했단 말이 어울릴 만큼 표홀한 경공을 펼쳤거늘….
그럼에도 백인화의 축지법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껄껄! 간발의 차이였소. 승패는 무위로 돌아간 셈이요.” “에이!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죠. 어르신의 축지법. 정말 대단했습니다!” 소어는 진심으로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축지법이 제아무리 대단해도, 북해에서 요령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질주에 패배할 줄은 몰랐으니까.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은 지구력의 한계를 가진다.
그런 점에서 무한 체력을 지닌 소어는 적어도 지구력 분야에선 천하제일임을 자신했는데….
백인화의 축지법은 그마저도 뛰어넘는 기염을 토하고 말았다.
“허허. 탐나면 가르쳐 드리오리까?”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건가요?” “물론, 어림도 없소. 축지법을 시전하려면 최소한 10년은 수련해야 하오.” “후. 욕심 버리겠습니다. 그거 배울 바에 쾌경보를 10년 더 갈고 닦는 게 나을 거 같으니.” “역시, 무의에 통달한 소협다운 생각이군. 백번 천번 맞는 말이오.

” 그간 친밀해진 덕인지, 주거니 받거니 농을 나누며 부지런히 걸어 나가자 어느새 눈앞에 왁자지껄한 소음과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가 펼쳐졌다.
“아! 생각보다 공사의 진전이 빠르네. 벌써 골조를 다지고 있다니.” 바로 모용세가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별채, 본관이 시공되고 있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소어는 이내 백인화를 이끌고, 모용세가의 문을 두드렸다.
“대제자, 진소어. 당도했습니다!” ***


돌아온 소어를 보며, 모용백은 눈을 빛내며 반색했다.
물론, 대총관 역시 흥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로.
“진 공자! 어찌 되었습니까?” 다급하게 물었다.
그러자.
“어떻게 됐을 거 같나요, 대총관님. 흐흐.” 소어의 표정을 보고, 모용백과 대총관이 뛸 듯 기뻐하였다.

“하하하! 소어야, 역시 해낸 게구나? 그럴 줄 알았다. 네가 실패할 리가 없지!” “그럼요, 그럼요. 우리 진 공자가 실패할 리가 있겠습니까!”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을 정도였다.
소어도 흐뭇했는지 웃음을 머금었다.
“크큭. 너무 추켜세워주시는 거 아니에요? 쑥스럽게. 그나저나 두 분께 소개시켜 드릴 분이 있어요.” “응?”
“그게 누군가요?” 두 사람의 물음에 소어가 가주실 앞에 대기 중이던 백인화를 불렀다.
“어르신. 들어오시죠.” 그러자.
“험험!”
백인화가 다소 민망한 표정을 지은 채, 헛기침을 터뜨리며 장내로 발을 내디뎠다.
“……이 어르신께선?” 모용백이 동그래진 눈으로 소어에게 물었다.
“백부님. 대총관님. 어르신께선 할아버지의 친구분이세요. 고려에서 오셨고, 무공과 공능이 경천동지할 수준에 오르신 분이죠. 북해의 일도 어르신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일순, 모용백과 대총관이 기함한 얼굴로 백인화를 향해 공손히 포권하였다.
“아버지의 친구분이시라니! 잘 오셨습니다. 가주, 모용백이라 합니다!” “저는 모용세가의 대총관입니다, 어르신.” 실로 예의 바른 모습에 낯을 가리던 백인화도 마음을 풀었는지, 한결 밝아진 얼굴로 함께 포권하였다.
“고려, 우도방의 방주, 백인화라 하외다. 모용 대협의 아드님과 대모용세가의 대총관님을 뵙게 되어 감개가 무량하오.” 간단한 인사를 시작으로 잠시 후 조촐한 연회 자리가 마련되었다.


“하하하!” “허허허!” “호호호!” “낄낄낄!” “크크큭!” 한적한 모용세가가 모처럼 시끄러워졌다.

백인화가 아버지의 친구였단 사실을 알게 된 모용백은 기꺼운 마음으로 접대에 만전을 기울였고, 연소소와 다른 식솔들 역시, 함께 술잔을 기울였다.
“소어야! 그럼 어르신의 도움을 받아 설산거신을 처리할 수 있었던 거구나?” “네, 백부님. 소싯적 귀마강시도 잡아봤지만, 설산거신의 맷집은 끔찍할 수준이더군요.” “북해의 한기와 정기를 흡수하여 태생 된 마물이니까. 잡는 게 보통 일은 아닐 테지.” “대신 좋은 경험이 됐어요.” “험험! 한데, 소어야. 그런 마물의 몸속엔 내공을 상승시키고 몸을 보하는 내단이 들어 있다고 하던데.” 모용백의 말에 소어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올라갔다.
“아! 뭐 없었냐? 이 말씀인 거죠? 크크큭.” “예끼! 녀석아! 설마 내가 잿밥에 관심이 있겠느냐? 그냥 물어본 거지.” “챙겼습니다.” “응?”
“사매, 사제한테 줄 거 하나씩. 그리고 백부님과 백모님에게 드릴 거 하나씩. 총 4정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뭐야?!” “어머! 소어야. 이 백모의 것도 챙겨왔단 말이니?!” 모용백, 연소소 부부의 입이 귀에 걸릴 듯 올라가는 게 아닌가.
그를 보며 소어는.
‘아이고. 우리 백부, 백모님. 가면 갈수록 체통을 잃으시네…’ 그런 생각을.
백인화는.
‘껄껄! 모용 대협. 그대의 후손들은 참으로 유쾌하구려. 선계에서 웃고 계시겠지요?’ 아련한 옛 친구의 얼굴이 아른거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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